제주도 여행이나 제주도 관광이라는 이슈의 뉴스들을 보면 여전히 제주도의 비싼 물가와 바가지요금, 불친절함 때문에 관광수요가 크게 줄었다는 보도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실제로 예년과 비교하면 소위 핫하다는 해변가의 노른자 관광특구를 제외하면 사람이 없기는 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제주도의 비싼물가, 바가지요금, 불친절함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는 매년 뉴스마다 재방되는 주제들이고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인생의 일정시간을 제주도에 정착하여 살고 있는 입장에서 제주도의 이런 부정적인 인상을 변호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최근 뉴스들 중에 제주도 가느니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일본이나 동남아를 가겠다는 식의 인터뷰들이 있는데, 의도된 편집방향일 수 도 있겠지만 정말 사람들의 실제 사고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될까 싶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제주도의 물가가 비싸다고 느껴진다면 그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첫째 4면이 바다인 섬이라는 점입니다.
모든 실제 하는 물건은 비행기나 배를 통해 공급받아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운송수단에는 반드시 비용이 추가 지불되게 마련입니다.
단순히 기름값만 더드는 문제가 아닙니다.
운송수단과 물류가 운영되는 전체비용을 뜻합니다.
또한 도시화가 되어있는 일부 제주시나 서귀포시 중심부를 벗어나면 도시가스가 없습니다.
대부분 LPG 가스통을 정기적으로 배달시키거나 대용량 탱크에 충전을 하는 방식으로 사용합니다.
이는 음식점이든 카페든, 가정집이든 다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그 LPG 비용이 일반 도시가스 대비 4배는 더 비쌉니다.
평균적으로 제주시나 서귀포시 도심의 음식이나 물가가 더 저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LPG 값을 포함하여 섬 특성상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인프라로 인해 더 비쌀 수 밖에 없습니다.
둘째 그러한 추가적인 비용을 줄이고자 자급자족을 하려 해도 제한된 토지와 여러모로 제약이 많은 대규모 산업단지 등의 인프라 개발 여건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물론 그리한다 하여도 제주도의 물가가 내려간다는 보장도 없으며, 그러한 대규모 산업 개발행위가 벌어질 경우 주요 관광자원인 천혜자연이 망가질 터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그러한 대규모 인프라투자로 자급자족 이루어진다면 오히려 제주도가 관광수요에 기댈 필요조차 없어질 것입니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제주도의 물가가 비쌀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비싼 물가의 불씨에 더욱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 코로나사태 때부터 풀린 막대한 돈이 산업의 체질개선 등의 미래의 경제를 순환시키고 실질적인 생산성향상에 투자되는 대신 부동산과 주식 등의 자산으로 쏠리며 만연된 인플레이션이라 하겠습니다.
인플레이션은 돈 가치의 하락을 의미합니다.
어제 10000원을 먹은 고기국수가 오늘은 20000원이 되는 것입니다.
내 월 고정 지출이 100만 원인데, 똑같은 생활패턴임에도 전달 대비 이번달은 200만 원을 써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지금 세계적인 경기둔화 혹은 경기침체와 한국경제가 맞물려 돌아가고 있기에 벌어지는 일이며, 유독 제주도가 관광객을 대상으로 그리 하고 싶어서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일이 아님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참고로 정부통계에 의하면 전국 미분양 아파트 중 제주도가 차지하는 비율이 10% 가까이나 됩니다.
자영업을 하는 입장에서 경기불황의 조짐은 진작부터 실감해오고 있습니다.
그나마 올레길이라 트래킹족들이 다니고, 유기농의 특성상 고정 단골들이 있기는 하지만 시골이라도 전통적으로 상권이 형성되어 있는 다른 카페, 음식점, 베이커리 매장들이 자주 손바뀜되거나 폐업을 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피해 갈 수 없는 고인플레이션의 풍선이 조만간 터질 때가 된 듯싶습니다.
모두들 잘 버텨내야 할 텐데, 내심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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