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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과 농사이야기

유기농 당근, 저장한 것인데 왜 아직도 비싼가요?

 

푸르른 제주 유기농 당근밭

 

 

올 해도 벌써 6월 중순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 어느 곳에 있을 때보다 제주도의 시간은 유독 빨리 흐르는 듯도 합니다.

 

이제 슬슬 가을과 겨울 농사를 준비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지난 봄부터 지금까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늦은 봄까지는 유기농 당근을 포함하여 수확하여 저장한 월동 작물들의 판매하느라 선별과 포장 작업으로 바빴고, 그 일이 끝나고 땅의 기온이 오르면 밭들의 정리작업을 해야 합니다.

 

농사에 있어서 대부분의 시작과 끝은 정리로 정의됩니다.

 

그 어느 하나 손이 필요 없는 곳은 없지만 그중에 밭준비 작업이 아마도 1순위가 아닐까 싶습니다.

 

땅을 비워둘지언정 잡초와 잡목이 밭에 자리잡는 것은 게으른 농부의 상징이라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토양의 살갗을 드러낸 체 오래 두 것보다 파종 직전까지는 풀을 키우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듯한데

농촌에서는 풀을 무슨 호환마마 보다 무서운 것으로 취급하더군요.

 

관행농은 밭을 갈기 전 수시로 제초제를 살포하는데 초록의 계절에 밭의 풀들이 벌써 누렇게 변색되어 있다면 이 때문이라 보면 됩니다.

 

그나마 유기농은 밭을 경운하여 파종시까지 풀의 세력을 억누른 것으로 대신합니다.

 

파종을 하고 작물의 싹이 자라면 잡초보다 생장세가 밀리지 않도록 할 뿐이지요.

 

제초제를 쓰지 않는 유기농의 대표적인 시간차 공략이라고나 할까요. 나머지는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요.

흥미로운 것은 제초제를 쓰든 안 쓰는 작황의 결과는 결국 하늘에 맡기더군요.

 

또한 양질의 토양을 만들기 위해 퇴비를 투입해 주고 땅을 갈아 뒤집어엎어, 잘게 부수어 줍니다.

 

그래야만 겨우내 잠들어 있던 땅 속의 흙을 햇빛에 소독해 주고, 토양의 미생물들이 골고루 섞여 활성화가 된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이 지점에서 의견이 분분한데, 현재까지 관행이든 유기농이든 대량생산을 위해서 경운작업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인 듯합니다.

 

마른 흙먼지의 황량함이 그 싫지만 경운 없이 대량파종과 생산은 아직도 불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나저나 유기농 흙당근의 문의가 여전합니다.

 

과학의 발전이 농산물의 장기저장에 기여를 한 것은 맞지만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오히려 퇴보한 싶을 때가 있습니다.

 

겨울에 수확하여 저장된 유기농 당근을 모두 판매완료하였는데, 매장 운영을 위해 남겨놓은 당근 주스용 당근이라도 팔아달라고 하소연하는 이들이 종종 있습니다.

 

문제는 합당한 가격을 알려주고 판매를 할라치면, 오래 저장한 당근인데 왜 비싸냐며 반문하는데 난감합니다.

 

그래도 모르는 것이 죄는 아니니 설명은 드려야겠지요.

정말 모를 수도 있으니까.

 

사실 유기농 당근의 가격은 바로 수확한 시점이 가장 저렴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저장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합니다.

 

일단 저장이 시작되면 저온저장고의 가동으로 인해 24시간 전기세가 발생합니다.

 

이후 정기적으로 일부 부패가 시작되는 당근은 없는지 확인하여 선별해야 하기에 이때마다 인건비가 추가적으로 발생하지요.

 

이 모든 것이 저장 당근이 더 비싸질 수밖에 없는 이유인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숨겨진 비용에도 불구하고 수확기의 판매가격과 동일한 가격에 판매가를 제시하였을 뿐인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래되고 신선도가 떨어졌을 것이니 저렴해야 하는 게 당연한 것인가 봅니다.

 

천리안이신지 당근의 상태를 보지도 않고 어찌 그렇게 자의적으로 판단을 하는지는 알 도리는 없습니다.

 

그래봐야 몇 만 원이고, 농부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성가신 일일 뿐입니다. 그

러한 대화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깝고 불편하네요.

 

이런 분들은 나중에 물건을 받고서도 또 다른 민원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결국 판매를 거절하고야 말았다.

 

제주도에 내려와서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자영업과 장사라는 것을 처음 겪어보면서 새삼 느끼게 된 것인데, 진정으로 유기농 당근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그 가치를 알고, 몇 만 원짜리 거래에 불가한 채소이지만 오고 가는 말 한마디에 진중한 무게가 실리게 마련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장당근이라고 해서 더 싸야 하는 법은 없습니다.

 

다만 농부는 더 비싸게 팔지 않을 뿐입니다.

농부가 상인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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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장한 당근도 얼마 안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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