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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과 농사이야기

제주도 유기농 당근 농부는 반등장 콜옵션 베팅 중?!

 

 

늦여름부터 가을에 들어서는 길목의 제주.

 

비가 없는 날씨가 상당기간 지속되니 당근 농가들은 다시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추위가 오기 전에 당근이 최대한 성장세를 키워하는데, 가뭄이 길어지면 당근의 생장에 문제기 생기고, 이는 곧 시장에서 선호하는 상품비율이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카더라 풍문에 의하면 현재 육지의 당근시세에 큰 하락세가 없다고 하는데 이에 농부들이 밭마다 물을 길어 나르느라 바빠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농업용수 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농가는 스프링클러만 설치하여 밭에 물을 공급하면 된다. 그렇지 않은 농가는 트럭에 물탱크를 실어 물을 길어서라도 밭으로 날라야 한다.

 

이미 태풍위기는 벗어났고, 육지의 당근가격이 나쁘지 않으니 운이 따라주면 제주의 당근 수확시기까지 이 좋은 분위기의 시세가 이어지리라는 기대감이 크게 반영된 것이다.

 

다만 하늘에서 뿌려주는 한 두 시간 보슬비의 양에 비하면 농업용수를 동원해 밭에 공급하는 물의 양은 토양을 충분히 적셔주기에는 역부족이고 효율적이지도 않다.

 

이는 농업용수를 사용하려는 대기자가 한 번에 몰리기에 순번에 따라 기다려야 하고 그 와중에 고성이 오가는 다툼이 발생하기도 한다.

 

농업용수 시설이 구비되어 있는 밭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인데, 그렇지 않은 밭들은 차에 물탱크를 실어 물을 받아 일일이 날라야 한다.

 

대부분의 농가가 보유한 차량은 1톤 트럭이고, 최대 적재하중이 1톤, 부피로 환산하면 1000리터의 물을 담을 수밖에 없지만, 보통 2000리터 물탱크로 물을 나른다.

 

 

물 2000리터라.

 

밭에서의 물 2000리터 그리 많은 양이 아니다. 아니 그다지 큰 의미가 없는 양의 물이다.

 

2000리터의 물을 밭에 뿌리는데 들어가는 시간은 불과 30분에서 1시간 내외이고, 1천 평 밭 전체의 토양에 충분히 물을 주려면 10회 정도는 물을 길어 날라야 한다.

 

가뭄이 심할 경우에는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물을 받으려는 대기 차량들이 줄을 서기도 하고 농업용 수도 급격한 수요증가 탓에 그 양이 턱없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금 농업용수 수급에 큰 문제가 없기는 하다.

 

다만 농가는 밭에 물을 대느라 예정에 없던 스프링쿨러 농자재비용과 인건비가 추가로 발생생하게 된다.

 

시장이 주는 상승장의 신호랄까?

 

당근농부들은 레버리지든 보유자금이든 돈을 끌어 밭에 물을 대고 있는 것이다. 작년에 당근으로 돈을 만졌단 카더라 통신을 듣고서 말이다.

 

그러한 이유로 엊그제 바로 옆 농업용수파이프가 없는 밭에 2000평 정도 당근을 파종해 놓은 동네 형님이 내 밭의 농업용수를 써도 되냐 연락이 왔었다.

 

물론 사용하라 했고, 용수관 설치를 하던 날 지켜보니 밭 주변에 유통상들로 보이는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있더라.

 

이 형님의 경우는 유통상과 계약재배를 하는 관행농사를 짓는 분이다.

 

당근농사는 거의 하지 않다가 올 해 뛰어든 듯한데, 들리는 풍문에 의하면 십 년 가까이 농사로 돈을 번 것을 본 사람이 없다고들 하며, 매년 그렇게 큰 손실을 보면서도 어찌 농사를 이어가는지 참으로 의문스럽다고들 한다.

 

어쩌면 요사이 늘고 있는 기업농들 즉 직접 농사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는 유통상에 장기고용된 전문직 농부가 아닐까 싶다.

 

토지 임대료 등 각종 농비와는 상관없이 일종의 인건비만 받고 유통상이 요구하는 작물을 재배만 하는 역할의 농부 말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농업에서 개인이 그 막대한 장기간 손실을 버텨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라면 혹 카더라 통신에 또 속아 당하는 건 아닌지.

하늘이 도와 올 해는 처음 뛰어든 당근으로 돈 좀 벌게 될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언제나 역사는 극히 낮은 확률의 사건이 지배한다.

 

 

그럼 나는 왜 당근밭에 물을 안주냐고?

 

시장의 잣대에 맞춘 당근을 만들 필요 있나요?

 

자연에 좋고, 몸에 좋으면 되었지, 그저 하늘에 맡기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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