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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과 농사이야기

가을 제주도 자연재배 유기농 농사에 라면은 꿀맛

 

 

완연한 가을이다.

 

제주의 가을을 만끽하려는 것인지, 이곳 동쪽 시골 동네에도 요사이 렌터카 교통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뭐 시골 농부에게는 이런 가을 날씨는 그저 한 마디로 표현되지만 말이다.

 

"거 죽기 참 좋은 농작업하기 참 좋은 날씨로군(영화 '신세계 박성웅 대사 중')"

 

지난 주부터 밭 주변을 정리하는 중에 있다.

 

사실 농부라는 직업인이 하는 일은 단순히 식량을 생산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즉 농사라는 것은 식량을 생산하기 전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과정에 아주 많고 잡다한 일들을 의미한다.

 

따라서 농부는 때로 자격증만 없을 뿐이지, 벌목, 포클레인, 트랙터, 지게차 운전, 전기 기술 등등 다양한 능력을 갖추어야만 한다.

 

하여 농부에게 있어 작물의 재배에 수확은 지극히 짧은 기간에 이루어지는 농작업의 일부일 뿐이라 할 수 있겠다.

 

올 해부터 농사를 최소화 하였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농부에게 일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천 평이든 만평이든 소요되는 인원과 비용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농부 개개인들의 일은 여전히 차고 넘친다.

 

인부를 쓰지 않는 빈자리를 농부 스스로 메꾸어야 하며, 조금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게 되니 오히려 품이 더 들기도 한다.

 

숲을 품고 있는 제주 생태정원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는 생태정원은 작은 숲을 품고 있다.

 

귀농 후 농작업에만 매달리느라 시간을 내기가 영 어려웠고, 땅을 매입하기 전부터 오랜동안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 방치되다시피 했던 터라 밭 경계가 밀림처럼 온갖 잡목과 덩굴식물 들로 무성했었다.

 

이를 더는 방치하기가 무엇하여 지난 주 부턴가 대대적인 정리를 시작하고야 말았다.

 

빽빽한 대나무를 베고, 꺽고, 끌어내기도 하고, 스스로의 살 길을 찾아 햇빛을 확보하려 제멋대로 엉키고 설키며 자라난 잡목들을 한 그루 두 그루 베어 냈다.

 

문제는 관목 두께만큼 돌담에 우거진 덩굴들인데, 심지어 이 놈들은 주변의 잡목까지 감아 올라 타 20 -30미터 높이의 교목들까지 잡아끌어 마침내 휘게 만들기도 한다.

 

이 모두가 농부의 작업 범주에 들어가는 제거 대상들이다.

 

농부가 나무를 칠 때 반드시 필요한 장비 중 하나가 체인톱이다.

 

밭 주변정리에 필요한 장비들

 

대부분 농가에서는 내연기관 엔진으로 작동하는 체인톱을 많이 사용하는데, 나는 충전톱을 선호한다.

 

별다른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 엔진톱은 일단 소음과 진동, 무엇보다 작동시 발생하는 매연이 싫다.

 

출력면에서는 다소 엔진톱이 전기충전톱보다 낫겠지만, 전문 벌목 용도를 사용할 것도 아니고 모터로 작동하는 충전톱이 사용자에게 있어 좀 더 안전한 감이 있기도 하다.

 

다만 충전톱의 경우 모터의 수명이 관건인데, 지난 충전 예초기 사용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제주의 습하고 소금기가 많은 환경을 감안하면 엔진식이 더 유리한 면은 있다고 본다.

 

충전 체인톱 외에 대부분의 장비는 디월트를 사용 중인데, 전기 충전톱이라 해서 오일이 전혀 필요치 않는 것은 아니다.

 

 

엔진톱에 휘발유와 엔진오일을 혼합하여 주유하듯이, 전기톱에도 체인의 회전을 원활하게 하는 체인윤활유를 넣어주고 작동시켜야 한다.

 

작업 도중 날이 들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면 그 때마다 체인 날을 전용 연마줄로 갈아주는 것도 필요하다.

 

체인 규격별로 연마재의 규격도 상이하다

 

그리고 사용 중에 게이지를 확인하여 지속적으로 보충해가며 운용해야 하는데, 윤활 오일을 넣지 않고 계속 작동시킬 경우 장비를 망가뜨리는 수가 있다.

 

오일은 환경오염을 최소화한다는 믿음하에 바이오 윤활유를 사용한다.

 

거의 매일 이른 아침에 일을 시작하여 해가 기우는 오후까지 작업을 밀어 붙인다.

 

추위가 닥쳐오면 관절이 시리니까, 가급적 일하기 좋은 이 가을에 마치려 하기 때문이다.

 

중간에 끼니를 매번 집에 가서 차려먹기도 번거럽기에, 대부분은 근처 국밥 집 세 군데를 정해놓고 맛에 질리지 않게 순환방문으로 해결한다.

 

밭에서 일하고 나서 먹는 라면은 꿀맛

 

그런데도 같은 메뉴를 두 번 이상 반복해서 먹기는 참 쉽지 않더라.

 

그래서 오늘의 메뉴는 "밭에서 직접 끓이는 라면"으로 정했다.

 

아차 식칼을 준비하지 않았는데, 농부에게는 한 자루의 낫이 있다.

 

대파를 낫질로 투박하게 끊어넣고, 날달걀을 얹으면 조리 끝.

 

 

면을 건져먹고 나서, 찬밥을 넣어 짜글이까지 만들어 먹음으로써 점심을 해결했다.

 

정리한 잡목과 덤불 가지들
밭 경계가 드러나보이니 시원하다

 

돈으로 살 수 없는 나만의 풍광은 덤이다.

 

세상 부러울 것 없이 삶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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