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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과 농사이야기

최저 대출금리 1.5% 토지매입, 농사 지으면 됩니다.

저금리로 내집마련하는 시대가 다시 올 수 있을까

 

 

최근 1년 간의 급격한 고금리 정책이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는지 미지수이다.

 

예상컨대 아마도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적인 경제를 주름잡았던 저금리 시대는 영영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생각해 보면 도시에서의 삶 동안은 돈 쓰기를 말 그대로 물 쓰듯 했던 듯도 하다.

 

알만한 수입차를 2대씩이나 끌고, 브랜드 아파트 혹은 교외의 고급주택에 거주하며, 고급 백화점에서 매겨주는 회원등급이 무슨 대단한 신분상승이라 되는 양, 그 혜택을 누리고 유지하기 위해 매년 수천여만 원씩 카드결제를 한 적도 있다.

 

종사했던 무역과 해외사업이라는 업력의 특성상 환율에는 어느 정도 감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금융과 화폐가치라는 것에 그다시 관심을 두지 않았고, 그저 눈앞의 달콤한 저금리의 유혹에 중독되어 있었던 듯 도 싶다.

 

한창 사업을 하던 때라, 저리에 자금을 쉽게 융통할 수가 있어 별다른 리스크나 부담없이 사업운영을 하였고, 정기적으로 전 직원 제주도 워크숍을 하는 등 사원복지비용도 참으로 넉넉히? 지출했었다.

 

당연히 사업에서 얻는 수익이 줄더라도 현금유동성이 좋고, 빌린 돈에 대한 이자부담이 크지 않아 다가올 위기나 위험에도 큰 경계심을 가질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러다 수년간 해외에 투자했던 사업들이 여러 사정으로 크게 흔들리고,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꺽이는 기조에 들어서면서,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펜데믹이라는 유래 없는 대재앙에 모든 것이 일순간 쓸려나갔다.

 

물론 펜데믹 당시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으로 역대급 저금리 기반의 시장 유동성 공급이 이루어졌지만, 20년여간 해외사업에 몸 담았던 경험치로 봤을 때, 이전과 같이 전 세계적인 경기회복은 쉽지 않음을 직감했었다.

 

그리고 택했던 것이 그 간의 삶을 모두 정리하고 지금 제주도로의 귀농이었던 것이다.

 

넘어진 길에 쉬어가려 했는데,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귀농한지 3개월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덜컥 농지를 매입해 버린 것이다.

 

귀농인으로써 정책자금대출에 요구되는 자격조건과 서류들이 많지만, 직장생활과 사업경험으로 인해 그 정도 페이퍼웍은 일도 아니었다.

 

당연히 땅을 매입하기전 사업으로써 농사도 그 사업성을 검토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나, 돈이 목적이라면 농사를 하지 않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4인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기에 이에 대한 최소한의 수입원 확보해야 하고, 동시에 사업적으로도 확대하거나 풀어나갈 기회가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

 

식량생산자라는 면에서 농부는 농업에서 틈새와 기회의 시장은 분명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이의 실행과 성공여부는 다른 여타의 어떤 사업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훨씬 치밀한 준비와 계획, 각오를 요한다.

 

요컨대 농촌, 귀농의 삶이라고 해서 꿀이 흐르는 낙원의 삶을 보장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며, 상상하는 정도의 삶을 보장받거나 농사로 상당한 소득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시장의 판을 흔들만한 아이디어와 이를 실행할 의지, 경험치와 각오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혹 신용불량자라거나 제도적으로 움직일 여지가 제한된 사람이라면 이마저도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지만 말이다.

 

최소한 30대였으면 모를까 이미 반백년을 살아버린 나로써는 솔직히 그만한 열정이 피어오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인터넷이나 유튜브에는 여전히 귀농에 대한 말인지 방귀인지 모를 광고성 콘텐츠들이 난무한다.

 

뭐라도 해보려는 노력들이 이해는 되지만 콘텐츠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적비용을 감안하면 그저 안쓰러울 뿐이다. 유튜버의 99%는 최저인건비도 벌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가 말이다.

 

마치 귀농만 하면 땅도 쉽게 얻을 수 있고, 먹고 사는 것이 해결됨은 물론 심지어 부농이 되어 돈도 많이 벌 것 같은 환상을 심어주려는 의도의 내용들이 많다.

 

과거에는 가능성이 있었다.

저금리 시대 전 농지가격이 저렴했을 때 매입하거나, 혹은 집에서 대대로 물려받은 땅이 있었다면 말이다.

 

농사를 지어서 돈을 번다?

 

여기서 돈을 번다는 의미는 단순히 생계유지에 필요한 소득을 넘어, 그 이상의 잉여소득을 창출함을 뜻한다고 하겠다.

 

월급쟁이라면 생활비를 쓰고도 남는 돈, 이는 저축을 하거나 다른 투자목적으로 쓸 수 있는 소득이며, 사업자라면 연간 소요된 온갖 사업에 필요경비를 제외하고(당연히 이 경비에는 본인의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도 포함된다), 통장에 남는 잉여소득, 즉 가처분 소득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과연 농사를 지어 이러한 가처분 소득을 창출하는 농가가 얼마나 될까?

 

실제 땅을 임대하든 땅을 매입하든 농사를 지어서 본인 생계비조차 못 버는 농가들이 대부분인데 말이다.

 

지금 농사를 짓기 위해 농지를 매입하는 귀농인이라면 많은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만약 순수한 자기자본만으로 매입을 한다면 철저한 사업성을 따져야 할 것이고, 정책지원자금을 받는다면 저금리라 해도 이자에 원리금 상황 계획까지 더하여야 할 것이다.

 

다만 전자이든 후자이든 농사에는 일반 기업처럼 엑시트라는 개념이 통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유는 종국에 농사를 접고 투자했던 농지를 매각하려 해도 이는 여간 까다로운 문제가 아니며, 게다가 농지 대출이 있을 경우 숨만 쉬어도 원금과 이자 상환일은 꼬박꼬박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나마 과수 농사라면 어떤 천재지변적 영향으로 인해 발생하는 공급망 불균형의 틈 속에서 극히 드문 확률로 어느 정도 수익확보가 가능할 때도 있겠지만, 하늘이 돕지 않는다면 채소 농사의 경우 최저 생계비조차 건지기 힘든 것이 극명한 현실이다.

이는 사람들이 비싸더라도 과일은 소비하기 때문이다.

 

남의 농사일에 일손을 보태 일당이라도 챙기지 않으면 농촌에서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은 참으로 요원하다.

 

그럼에도 농사를 위해 귀농을 하고 농지를 매입한다면, 진심으로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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