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지어먹고 살아 수 있을까?
잉여소득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생존 혹은 자급자족적 경제실현은 가능할까?
늘 자문자답해보지만, 정확한 답을 위해서는 각자가 처한 환경과 변화 요인들에의 대응 그리고 각자의 기준에 따라 가능하기도 하고 가능하지 않다가 맞겠다.
시골로 귀농을 하여 전업농으로 살아가는 경우라도 선택작물과 재배면적에 따라 벌어들일 수 있는 최종소득의 결과는 달라지게 마련이다.
물론 천재지변에 의한 길과 흉이 그해 농사의 운명을 결정짓는 경우도 많다.
결국 농사로 먹고 살 수 있냐 없냐의 여부는 사실 농부의 손에 달려 있지 않다.
남의 농사일을 돕는 게 아니라면 매일 새벽같이 집을 나서 해지기 전까지 몸을 써가며 중노동을 해도 그 누구 하나 내게 일당을 챙겨주지 않는다.
세상 어느 누구보다 훌륭한 농사의 기술을 습득하여, 풍성한 수확의 결실을 만들어낸다 해도 결국은 시장에서 좋은 가격에 그 물량을 전부 소화시켜 주어야만 소득창출이 가능하고 부농 소리도 들을 수 있는 것이 농사이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로또 당첨만큼이나 희박하다.
주식시장에서도 농산물은 가장 어려운 선물상품 중 하나라고 한다.
그만큼 시시각각 바뀌는 기후의 변화, 전 세계 나라마다 지역마다의 다양하게 생산되는 농산물의 질과 양을 객관적인 수치로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차 기업형 농업으로 생산주체가 바뀌어가는 과정에도 많은 소농들은 여전히 농사를 놓지 않고 나름의 방식으로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수확한 농산물을 온라인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농가들도 상당수 증가하였는데, 특히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등의 플랫폼 가입을 통한 사례들이 많다.
생존도모를 위해 농가들 스스로 찾아낸 방안인지, 단물이 따 빨린 채 떠난 소상공인들의 빈자리를 대신하여 플랫폼의 광고와 마케팅에 현혹된 농가가 메꾸게 된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소규모 판매자들이 이러한 대형플랫폼을 선호하는 이유는 직접 온라인 판매몰을 디자인하고 개설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없고, 매달 지불해야 하는 호스팅, 도메인 비용도 들지 않으며 소정의 수수료만 지급하면 되기 때문이다.
뭐 여기까지만 보면 온라인 플랫폼이 매우 바람직하고 훌륭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는데 실상을 들여다보면 과연 그럴까.
스마트스토어와 쿠팡과 같은 서비스가 존속할 수 있으려면, 그들도 반드시 수익창출이 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기에 판매 시 가져가는 수수료가 있으니 된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스마트스토어의 경우 일반적으로 4%~5% 수준의 수수료를 가져가며, 이는 업계 최저 수준이라고 광고도 많이 한다.
사업이나 자영업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터이지만 총매출에서 실제 벌어들이는 수익이 5% 미만이라는 뜻인데, 그럼 그 사업은 현금을 쌓아두고 무언가 돈을 더 벌어들일 수 있는 다른 수익원이 발생할 때까지 버티거나 혹은 바로 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은행대출 금리가 얼마인지 보면 된다.
누구나 그렇듯 자기 자본 100%를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네이버나 쿠팡 같은 대기업집단의 경우는 차입 없이 사업을 운영하기는 더더욱 힘들다.
따라서 현재 시중 은행 금리가 최소 7 ~8% 수준인데 그 5% 수수료만 벌어서는 이자상환도 불가능하다.
네이버쇼핑 등의 온라인 플랫폼은 데이터센터 유지보수, 시스템 운영과 이의 인건비 기타 전기료 등에 상당 부분을 비용으로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할 것이다.
즉 매출이 있든 없는 이는 고정되어 있는 비용이며, 사업구조상 판매자의 매출발생을 통한 수익이 반드시 필요하다.
네이버나 쿠팡의 수수료에는 판매자가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여러 다양한 후취 수수료가 존재하지만, 사실 주요 수익원은 광고수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스마트스토어에는 판매자들이 보고 또 봐도 상품의 운영방식에 대해 정확한 이해도 어려울 만큼이나 다양한 광고판매 채널들이 존재한다.
물론 친절하게도 돈만 지불하면 이 복잡한 절차를 모두 생략하고 광고를 대행해 주는 네이번 광고 대행사들이 줄지어 서 있다.
온라인 판매자들이면 이들에게 여러 루트로 연락을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여하튼 어떠한 사업을 하든 매출증대가 있어야 수익극대화가 가능하고, 그 수단으로써 광고와 같은 마케팅 수단에 비용이 투자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스마트스토어든 쿠팡이든 이들이 운영하는 유료 광고서비스는 한 마디로 판매자들의 등에 빨대를 꽂아놓고 골수를 빨아먹는 방식이라 생각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니 태클은 사양한다.
쿠팡은 밑도 끝도 알 수없이 로직도 갖추어지지 않은한 광고 시스템인 듯하고 네이버의 경우 그나마 광고서비스에서도 검색어 서비스의 강점을 잘 활용하는 듯하다.
네이버의 광고상품은 판매자에게 서비스 이용에 대한 이해가 쉽고 비용 지불 시 즉각 광고집행의 확인이 가능하기에 가장 보편화된 광고 수단인 것으로 보인다.
보통 지불금액의 크기에 따라 노출순위가 결정되는데, 광고의 원리는 간단하다.
네이버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단어를 판매자가 입찰을 통해 가장 비싼 값에 사서 내 상품과 연계시키면 잠재 고객이 상품 검색 시 내 상품이 가장 먼저 노출되는 식이다.
즉 구매한 검색어의 순위에 따라 내 상품의 노출 순위가 결정되고, 구매로 연결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이러한 노출 순위는 순식간에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이미 수많은 다른 판매자가 해당 검색어를 더 높은 가격에 구매하려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검색어에 돈을 지불하고 상품의 상위노출을 유지하는 시간 동안 구매로 이어지지 못하면, 이는 즉각적인 매몰비용이 되고 만다.
그런 식으로 매번 노출순위가 바뀌고 검색어의 점유자가 바뀌며 그때마다 네이버는 판매자가 지불하는 광고비를 무조건 받아먹는다.
구매로 연결되어 발생한 수수료는 그저 덤일 뿐이다.
따라서 네이버쇼핑에서 광고를 하지 않고 내 상품이 소비자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렇게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자는 그저 생업을 포기하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그들의 충실한 젖줄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이들 플랫폼도 어찌 보면 결국 주식시장과 같이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강력한 자본력이 시장을 장악하고 입맛대로 주무르는 것은 이 온라인 플랫폼도 다름 아니다.
내가 원하는 상품카테고리의 우선순위 검색어들은 당연히 다른 판매자들도 원하게 마련이다.
만약 일부 판매자가 막대한 자본력으로 그 대부분의 검색어들을 점유한다면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약한 판매들은 상품노출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쉽지 않다.
또한 행여 큰 마음먹고 검색어를 높은 입찰가에 잡는다 해도 얼마 가지 않아 그 가격은 훨씬 더 높은 가격으로 어김없이 갱신되고야 만다.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투자비용대비 효용가치가 없는 광고를 하지 않는 것이 맞는데, 네이버의 검색어 입찰가는 경기에 상관없이 거의가 우상향이다.
주식은 오르면 내리는데 검색어 가격은 내리는 법을 못 보았다.
노출되는 판매자들의 상품수나 노출순위의 변동과 검색어 입찰가격의 상관관계가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될 때가 많다.
정부기관도 아니고 입찰자들끼리의 정보확인도 불가한 그들만의 운동장에서 주최 측이 마음먹고 인기검색어의 입찰가를 얼마든지 주무를 수 있지 않을까?
인위적인 조작이 개입되지 않았는지 합리적인 의심을 해보지 않을 수 없다.
판매자로써는 그 폐쇄적인 광고운영 시스템을 이해할 방법 또는 그 오류와 조작가능성에 대해 검증은커녕 호소할 방법도 없다.
실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전체 가입 판매자수가 50만 개 수준이라면 이 중에서 연간 매출대비 수익률이 5% 이상인 판매자는 과연 몇 % 나 될까.
네이버나 쿠팡의 판매자 가입권유와 마케팅방법에 수많은 홍보채널과 유튜버들이 존재함에도 실제 돈을 벌었다는 판매자 수는 검증하기 어렵다.
결국 온라인 사이트로 무언가 재화를 판매할 목적이라면 남들이 취급하지 않은 독점적 지위의 상품을 확보하거나, 나만의 독특한 마케팅 콘텐츠 제작 능력을 구상하고 개발하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
결론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입점은 그저 베타테스트 경험 수단으로만 적합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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