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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과 농사이야기

제주 유기농당근 유기농 감귤 수확 인건비의 진실 또는 현실

드디어 초가을인가 보다.

 

이곳 제주도 시골의 아침 기온은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 할 만큼 꽤나 일교차가 생기기 시작한다.

 

물론 새벽의 공기는 상당히 차가워지긴 했으나, 한낮의 습도는 크게 변함이 없는 듯하다.

 

작년 이 맘 때를 떠올려보건대, 매일을 거의 동트기 전 농작업을 시작하여 녹초가 되어 귀가하기를 반복했었던 듯싶다.

 

또한 태풍이 잦았던 탓에 어느 날들은 해가 없는 늦은 저녁까지 방풍망을 끌고 덮느라 때로는 그 방풍방을 다시 걷느라 진땀을 뺀 기억이 있다.

 

결국 남는 것이라곤 없었던 제주도 농사에 그토록 투신을 했던 까닭은 뭐든 시작하면 끝을 보고야 말겠다는 일종의 성격 장애 탓이랄까.

 

뭐 남는 것이 있긴 하다.

만성적 고질병이 된 팔꿈치 인대손상 그리고 허리 통증, 그에 따른 정기적 의료비 청구서

 

반백의 나이에 20대 30대에나 덤벼볼 법한 거칠디 거친 중노동을 1년 반가까이 무리하게 이어갔으니 몸에 탈이 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제주 유기농 여주밭 여주수확

농작업이 뭐가 그리 힘들게 있나요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하루 열두 시간을 무겁고 불편한 작업화를 신고 포장길이 아닌 울퉁불퉁 고르지 않은 밭 지형을 걷는 것 자체가 육체적으로 매우 피로한 일이다.

 

개당 20kg짜리 퇴비 4 포대씩을 짐수레에 싣고 만평 여주밭에 뿌리는 작업을 할 때에는 마치 한 마리 소가 된 심정이었다.

 

유기농 여주밭은 지주대가 일정간격으로 좁게 줄지어 박혀 있기에 차량이나 장비가 들어갈 수 없었기에, 오직 인력으로만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작업이었고, 그렇게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운반하여 뿌린 퇴비가 5000포대 이상이었다.

 

그뿐인가.

 

유기농 여주밭은 만평의 면적임에도 재배시설 때문에 트랙터가 들어가지 못하여 로터리 작업이 불가하기에 예초기 하나에 의지해 풀들을 쳐내야 했다.

 

인부 둘과 함께 하루 12시간 이상씩 매달려도 꼬박 사흘 반이 걸리는 일이었으며, 손에 물집이 잡히고 며칠간 허리와 어깨가 무너지는 듯한 피로도와 통증으로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제주 유기농 여주밭 예초작업

 

아마 만보기를 차고 있었다면 아마도 한 달여 동안 거의 매일을 몇 만보씩 기록하지 않았을까 싶다.

 

당시 중국 남자 인부들도 도중에 맥이 빠져 주저앉았을 만큼 피하고 싶은 작업이었지만 농장주가 일을 피하면 어찌 인부들이 일을 하고 싶겠는가.

 

참고로 2022년 남자 인부 인건비는 15만 원 수준이었다.

 

사실 팔꿈치 인대가 크게 손상된 주요 원인은 한 겨울 작물 수확작업 때문이다.

 

제주의 주작물에 속하는 당근, 무우, 감귤, 콜라비 등은 한 두 개의 무게로 보면 별 개 아닌데, 수확하여 운반을 위해 컨테이너에 담아놓으면 그 무게게 컨테이너 1개당 20kg을 넘는다.

 

관행 농사의 경우 수확물을 그 자리에서 박스포장하여 납품처 차량에 실어 보내면 끝이지만 유기농 작물은 그러한 대형 납품이 쉽기 않기에 추후 선별과 포장 판매를 위해 수확하여 저장고로 운반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작년에는 그 수확에 필요한 대량 인부 고용이 쉽지 않기도 했다.

 

그러하기에 운반용 컨테이너에 담아 이를 밭에서 트럭에 옮겨 싣고 다시 또 내리기를 수없이 반복해야만 한다.

 

휴식이라고는 사치인 밭에서 그렇게 20kg 이상 무게의 컨테이너를 올리고 내리는 과정에서 팔꿈치 관절부위와 허리에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때로 차량 진입이 어려운 밭에서는 비교적 가벼운 광주리에 수확물을 담아 적재가 용이한 밭입구까지 들고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그 무게도 15kg을 상회하는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 짓을 반복하다면 팔에 쥐가 날 만큼 무리가 가고, 게다가 무거운 짐을 들고 거친 밭의 지형을 걷노라면 다리와 고관절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 작업량으로 감귤은 컨테이너 250여 개, 콜라비는 150개 이상까지 운반해 봤다.

 

제주 유기농 밀감 수확 광주리

 

제주 유기농 감귤 수확 컨테이너 적재

 

이곳 사람들은 내가 농사일이라고 해보지도 않은 사람이라고 하면 믿지 않을 정도로 지독스럽게 일을 했기에, 전업 농부들도 그런 내게 농사일에 대해서는 이제는 감히 쉽게 말을 보태려 하지 않는다.

 

여하튼 올 해부터 농사를 최소화하였고, 당연히 농작업도 최대한? 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자급자족 목적이 아니라면, 농사를 위한 투자행위는 단언컨대 바보 같은 짓이다.

 

그도 그럴 것이 경제 논리에서 농사는 단 한 번도 주축이 될 수 없는 위치에 있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내 블로그를 찾아오는 이들 중에는 제주도 농사 일자리나 농사 인건비가 궁금해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전업농보다는 틈틈이 용돈벌이나 하며 유유자적 귀촌 생활을 계획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단순히 경제적으로 절실하여 일일 노동 통한 인건비로 연명하려는 이들도 있다.

 

다만 알아두어야 할 것은 그 인건비라는 것이 돈푼을 손에 쥘 수는 있지만, 거기에 투자한 시간과 힘겨운 노동의 가치와 맡바꿀 수 만한 것인지는 따져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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