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에는 듯한 강추위와 칼바람, 부산 해운대까지도 여전히 눈이 내리는 육지의 겨울 날씨 소식들이 들린다.
제주의 농부들에게 겨울은 웬만한 악천후를 제외하고, 늦여름에 뿌려놓은 씨앗이 자라난 각종 작물들의 수확작업과 연이어질 파종준비로 분주한 계절이다.
사실 제주에는 육지와 달리 농한기가 따로 없다.
굳이 농한기라고 한다면 장마철 정도인데, 이마저도 연중 계속되는 시설하우스 농작업을 고려하면 실제 농한기는 없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제주에서 겨울을 지나 수확하는 대표적인 노지작물을 꼽는다면 당연 당근과 무우라고 할 수 있는데, 감자도 한 때는 대표 월동 작물에 속해 있었을 것이다.
그러다 무우처럼 해남과 같은 남부지방 농가들과 경쟁을 하게 되고, 과잉생산과 그로 인한 시장가격 폭락에 적자 농가속출, 감자농사 포기 또는 기피라는 당연한 귀결.
그러나 저러나 지인과 함께 한 제주 유기농 겨울 감자밭의 감자들을 최근에 수확하였는데, 수율이 나쁘지 않다. 다만 재배면적이 크지 않아 수확량이 많지 않을 뿐.
겨울의 노지밭의 감자를 수확하려면 어찌해야 할까.
비가 오면 비에 눈이 오면 눈에 젖었다 말라 단단해진 땅에 호미를 들고 파서 일일이 숨겨진 감자를 캐내야 하나?
만약 그리했다가는 천여평의 밭이라도 감자 수확에만 몇 날 며칠이 걸릴는지도 모른다.
지금과 같은 기계문명의 발달이 없던 반세기 전이라면 선택이 여지가 없이 시골 아낙들의 손에 쥐어진 한 자루의 호미에만 의존해야겠지만, 지금 제주 아니 전국 농촌의 인건비가 가히 살인적이다.
그 어느 산업과 견주어도 인건비 지출로만 본다면 농업은 지속적인 고용창출이라는 면에서 역대급 지위를 인정받아야 마땅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
그리고 유기농 감자 수확은 수확으로 끝나지 않는다.
선별이라는 작업이 항상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전체 수확량이 5톤 정도밖에 되지 않아, 선별도 하루 이틀 정도만에 작업을 마무리했다.
맛은 어떠냐고?
그래서 며칠 전엔 오래간만에 집에서, 수확한 감자와 함께 스테이크를 구워봤다.
그 맛이 뭐랄까.
맛이 말로 표현되나요.
직접 먹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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