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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과 농사이야기

제주 유기농 생착즙 당근주스, 집에 해먹으면 가장 저렴해요.

유기농이라 생착즙이라

당근쥬스가 비싼가요?

 

그럴리가요.

 

제주의 유기농 당근의 이른 수확기가 시작되면서 생착즙 당근과 감귤주스 판매도 개시하였다.

 

내친 김에 그 간 전화나 문자로 주문받던 번거로운 과정을 개선하고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등록도 하였다.

 

인터넷 판매를 한다고 하면 특히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하여 운영한다고 하면 이와 관련하여 직접적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흔히 무슨 큰 사업을 벌이거나 돈을 쉽게 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제주 유기농 당근

 

제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라고 해도 고객이 사지 않으면 파리 날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 그게 오프라인든 온라인이든 말이다.

 

더군다나 손으로 생착즙하는 당근주스를 팔아 무슨 수로 큰 돈을 벌 수 있을까.

 

일단 지금은 매장영업도 해야하고, 위생상 관리도 필요하여 시험삼아 하루평균 10박스(20L) 정도만 한정하여 택배판매를 하고 있다.

 

통상 택배사이즈 및 소비기한을 고려하여 2리터 정도 개별용기에 포장하여 판매하는데, 2리터 생착즙에 소요되는 당근의 수량은 약 5kg이다.

 

즉 유기농 생착즙 당근 주스 전체 택배주문에 소요되는 당근 양은 약 50kg이며, 이와 별도로 매장에서 사용되는 당근까지 대략 70kg 정도 소요된다고 가정하면.

 

당근을 생착즙하기 위해서 농부는 왕복 30분이 소요되는 거리의 저온저장고까지 가야하고, 창고에 설치되어 있는 전용 세척기를 사용하여 흙이 묻은 채 저장된 당근을 초벌세척해야한다.

 

물론 그 전에 모양이 좋은 판매용 당근과 주스용으로 선별하는 작업이 있지만 이에 대한 내용은 중간 생략한다

 

세척한 당근은 20kg씩 나누어 전용 컨테이너에 담아 즉석판매가공제조업이 등록된 매장으로 옮겨지고, 다시 초벌 때 제거되지 않은 흙 제거를 위해 수제로 미세세척이 이루어진다.

 

이제부터 세척이 끝난 당근은 흠이 있는 부분을 칼로 도려내고, 채칼을 사용하여 껍질을 모두 벗겨낸다.

 

영양상태를 최대한 보존하고자 생착즙 상태로 배송되므로, 제품 위생에 문제가 없어야 하고 맛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최소화하고자 함이다.

 

그렇게 20kg 유기농 당근 한 컨테이너를 완벽할만큼 깨끗이 손질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1시간 남짓이다.

 

3컨테이너 작업시 3시간이 소요되며, 창고에서부터 따지면 평균 4-5시간이상이 소요된다고 볼 수 있다.

 

이후 손질된 당근을 착즙하고 포장하고 택배사에 전달, 그리고 손질 후 발생하는 당근 부산물의 최종 뒤처리까지 거의 하루 6시간 이상을 농부가 매달려야 한다.

 

여기까지는 인건비만 따졌을 때이고, 숨겨진 비용을 간단히 명세서로 만들어 보면 대략적인 주스 한 잔의 원가가 나온다.

 

제주 유기농 생착즙 당근 주스 340ml 1잔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대략 아래와 같다.

 

 

유기농 주스용 왕당근 1kg 2500원

농부인건비 1800원

포장비 1800원

일반관리비(매장운영) 570원

 

 

생착즙 유기농 당근주스 1잔

생산 원가 6,670원

 

인터넷 판매가 8,000원

 

 

당근주스 1잔 팔아서 남는 이윤은 1300원 남짓, 그나마 스마트스토어 평균 수수료 비용을 제하고 나면 800원이 채 남지 않는 이윤이다.

 

하루 10건 기준으로 48,000원이 판매 순수익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여전히 숨겨진 비용들이 많이 있지만 세부내역을 까본들 무슨 의미가 있으랴.

 

유기농 당근을 생착즙 전, 깨끗이 손질이 필요해요

 

 

다만 직접 농사를 짓기에 농부는 스스로의 농산물을 믿을 수 있고, 그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면 농부는 주어진 역할에 충실할뿐이다.

 

스마트스토어로 주문하는 분들 중에는 매장에서 인연이 된 고객도 있고, 소개로 구매하신 분들도 있고, 모두들 열렬한 팬이 되어 리뷰도 잘 달아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한 잔의 제주 유기농 당근 생착즙 주스를 만드는 데 6시간 이상 걸려요
 

사실 당근을 직접 사서 착즙하여 먹는 것이 가장 저렴하게 건강한 주스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이긴 한데, 도시에서의 삶에서는 그 손질과 뒤처리 과정이 여간 번거러운 것이 아니다.

그 정성스런 노동을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냐 아니냐의 여부를 떠나서 착즙기 구매비용은 차치하고, 착즙기를 놓을 공간, 손질에 소요되는 시간, 착즙 후 나온 당근 부산물 처리 등등 여러 난제들이 산재하기 때문이다.

 

역시 바쁜 도시 생활은 편하게 사마시는 게 답인 듯, 밥도 남이 해주는 밥이 가장 맛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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