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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과 농사이야기

제주도 유기농 생착즙 당근주스, 금을 발라서 비싼 것이 아니랍니다

 

당근에 금이라도 발랐나요 뭐가 그렇게 비싸요?

 

 

작년 한 해 잦은 태풍, 그리고 올 겨울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한파 등 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농작물의 작황과 영농수지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다.

 

뭐 언제는 좋았나?하고 반문하면 또 그에 대한 답에는 할 말이 없는데 말이죠

 

특히 감귤 다음으로 제주 대표 주산물인 당근이 심각한 상황인데, 유기농 등 친환경 당근 농가 대부분이 평작 대비 50% 수준의 수확량에도 미치지 못하거나 늦은 파종과 한파로 인해 생장이 더딘 탓에 2월까지 수확을 미루어야 하기도 한다.

 

물론 수확을 미룬다한들 유통가에서 원하는 상품 수준이 될는지도 불투명한 상태.

 

이러한 상황은 비단 친환경 당근뿐만 아니라 관행 당근 농가도 비슷한 분위기이다.

 

당근 작황은 대체적으로 시황 즉 시장 형성가격을 보면 알 수 있는데, 관행 당근 가격마저 이미 예년대비 2배 이상 오른 수준에 유통이 되고 있는 모양새이다.

 

제주 전반적으로 당근 작황이 좋지 않다는 뜻인 게다.

 

모르는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당근 값이 오르니 올 해는 돈 좀 벌겠노라고.

 

이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도 모르는 단순무지한 생각이라고 밖에 표현이 어렵다.

 

당근의 수확량이 매우 적으니, 시장에 내다팔 공급량이 현저히 부족하고 당근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그대로 줄을 서는 중이니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요.

 

그럼 당근 농가에서는 예전 가격대로 당근을 팔면 좋잖아요.

확 마 부아가 치미는데 꾹 참고 상냥하게 설명해 드릴게요.

 

매년 비슷한 경작면적에 당근 농사를 짓게 되는데, 매년 인건비 등 닝보는 급상승합니다.

 

1평당 수확량이 얼마 이상은 만들어내야 그 인건비와 농비라도 충당하는 데요.

 

지난 수년간 당근 농가들은 농사가 잘 되었던 잘 되지 않았던 벌어들이기는커녕 그 비용 충당도 어려웠답니다.

농사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보다, 농사에 들어간 비용 상승률이 훨씬 높았기 때문이지요.

 

보통 당근 작황이 좋을 때 1평당 상품이 20kg 1박스 수확이 가능한데, 올 해는 그 절반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농사에 이미 들어간 비용은 줄여지지가 않아요.

 

따라서 작년에 유기농 당근 20kg 1박스가 40,000원 수준이었다면, 올 해는 동일 중량으로 70,000원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제주도 유기농 생착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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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는 단순하게 수확량에 따라 공급가에 그 비용 보전을 할 뿐이랍니다.

 

수확량이 절반 수준밖에 안 되는데, 작년 수준의 가격 그대로 달라면 이미 투입된 농비를 깎아 달라는 것인 거죠.

 

게다가 어떤 사정이든 나 혼자 싸게 팔고 싶다 해서 그럴 수 없는 것이 , 주변 농가들, 관행 농가들 그리고 당근을 유통해서 먹고사는 사람들의 입장도 생각을 해야 한다.

 

급전이라도 필요해서 몽땅 떨이로 팔아치우게 되면, 시장가격 자체가 무너지고 농가뿐만 아니라 관련 농산물시장에 혼란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결국 시장에서 제주산 당근농가는 신뢰를 잃게 되고, 한 번 무너진 가격은 회복이 어렵다.

 

가뜩이나 경영비 상승으로 삶이 피폐해진 농가에게 재앙을 엎친데 덮쳐 주는 꼴이 된다.

 

장사라는 것을 하다 보면 결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을 겪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평생을 해외사업과 해외영업 분야 종사해 왔던 터라 장사의 이면을 직접 경험할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제주로 귀농 후 여러 인생 다반사를 목도하게 된다.

 

매장과 스마트스토어에서 유기농 당근과 당근 생착즙 주스를 판매 중인데, 전 날부터 전화로 한 고객이 당근과 당근주스를 사겠다며 포장해 놓라고 유난하게? 연락이 왔다.

 

원래 사려던 곳이 사정이 생겨 당근을 살 수 없어 이곳까지 부러 방문한다 하기에 포장을 해놓고 픽업이 가능하도록 준비를 해놓았다.

 

헌데 약속시간을 한참 넘겨 매장을 방문해서는 생당근을 맛보고 싶다 하여 드렸더니 당근 맛이 아직 깊지 않다, 품종이 좋지 않은 것 같다, 단 맛이 덜하다 시식평을 늘어놓더니 주문을 취소하겠단다.

 

마지막으로 여긴 왜 3000원이 더 비싸냐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가면서 매장 방문고객 시식용으로 카운터 데스크에 쌓아둔 웰컴 감귤을 싹 쓸어 담아가더라는.

 

뭐 이런 개진상이 있나.

 

심증이 가는 추정이지만 약속시간에 늦은 이유는 3000원 더 저렴한 다른 판매처를 들렀다 온 것일 가능성이 매우 다분하다.

 

물론 그는 어쩌면 진정 그 3,000원의 차이를 확인하고자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 3000원의 차이에 대해 어떠한 대꾸도 할 의사가 없었다.

 

농부의 땀과 시간의 의미를 당신 따위에게 구구절절이 설명하는 시간 자체가 아깝기 때문이다.

 

고작 그 3000원에 대해서 친절해질 이유를 전혀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오죽하면 함께 동행한 딸이 자못 미안하고 무안한 표정을 짓기에, 그저 쿨한 표정으로 답했다.

안녕히 가세요.

 

친환경 유기 농산물은 공장에서 만들어 낸 어디서 온 지도 모를 재료로 가득한 가공식품이 아니다.

 

라면처럼 원재료 비율과 단가를 정확히 산정하여 자동화 기계로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남들의 눈에 비치는 명품에는 가격이 올라도 오픈런을 할 만큼 열정적이면서도, 유독 농산물에 대해서만 3000원이 비싼 이유가 궁금한 인생들이여.

 

정작 본인의 몸을 만드는 좋은 먹거리와 그것을 만들에 내는 숭고한 일을 하는 농부의 시간과 땀에 대한 가치에는 그 평가가 인색한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기를 바란다.

 

과연 그렇게 아낀 3000원으로 무엇을 했을지 궁금하다.

 

아놔 쓸어 담아간 유기농 웰컴귤 가격이 만원도 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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