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스토어와 매장에서 유기농 당근 생착즙 주스를 판매하다보니 여전히 유기농산물의 판매 여부에 대한 문의가 많다.
물론 짧게 답하고 대화를 마칠 수도 있지만 유기농 농사를 짓고 그 수확물의 가치를 나누는 입장이기에 때러는 답변이 길어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는 고객 대부분이 농사와는 무관한 분들이기에 가치있는 유기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부로서 그 생산과정이라도 인식을 시켜드려 최소한의 옳다 생각하는 가치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 뿐이다.
도시에서 당근 1kg를 사려면 마트에 가서 몇 천원을 내면 되는 간단한 일이지만, 그 당근이 마트에 진열되기까지는 사람들이 모르는 많은 과정과 누군가의 수고로움이 더해져있다.
유기농 당근의 경우는 더 많은 노고가 담긴다.
제주도 유기농 당근 농가들에게 매년 3월까지는 유기농 당근밭 수확과 동시에 포장작업으로 매우 분주한 시기이다.
마트 진열대에서는 한 손으로 쉽게 집어 들 수 있는 당근이지만, 그 자리에 당근이 배치되기까지 어떠한 노동과 땀의 시간들이 투입되어야 하는지 일반 소비자들은 전혀 알지 못한다.
우리가 농사짓는 8천 평 당근밭에서 수확되는 당근의 양은 대략 200톤 정도.
물론 특품과 중 상품 그리고 일명 파치라 부르는 비상품도 포함된다.
전체 수확량 중 마트, 온라인 등 소매 유통이 되는 특품과 상품의 비율은 60% 정도이다.
이 비율에 따라 그 해 당근 농사의 손익이 결정된다고 봐야 하는데 올해는 제주지역 당근 작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시세가 작년 대비 좋은 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세가 좋다는 말의 정확한 뜻을 놓치곤 하는데, 시세가 좋다고 해서 반드시 수익성까지 좋을 수는 없다.
나 홀로 작황이 좋거나 하는 운이 따라주어야 돈을 만질 수 있다는 뜻이다.
지인과 함께한 이번 당근 농사도 마지막까지 잘 이끌어 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수확을 하려고 뚜껑을 열어보니 밭마다 편차가 크고, 돈이 되는 상품 비율이 그리 높지 않았다.
물론 작년보다야 나았지만...
그렇게 한 철 농사를 위해 막대한 경영비를 투자하여 수확한 당근들을 다시 돈으로 바꾸려면 또 다른 여러 과정들을 거쳐야만 한다.
때론 밭에서 바로 20kg 박스에 특품과 상품 사이즈 두 종류의 크기별로 구분하여 바로 포장작업을 하기도 하고, 밭에서 포장 작업할 여건이 되지 않을 때는 톤 백에 담아 창고로 가져와 일정을 잡아 다시 인부를 모으고 선별과 박스포장작업을 하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막대한 인건비가 소요되며, 일일 선별과 포장의 작업량에 따라 비용투입에 따른 채산성도 오르락내리락한다.
물론 모두가 바쁜 수확철이기에 내게 필요한 인부를 필요한 때에 맞추는 것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여 농사를 아무리 잘 지어낸다 한들, 이 포장과 선별작업이 적기에 그리고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면 그 당근을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시점은 점점 멀어지고 이는 지속적이고 추가적인 비용부담을 유발한다.
그나마 당근은 저장성이 좋기에 당장에 납품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장기 보관이 가능하지만, 이를 위해선 당연히 수억 원짜리 저장고와 지게차 등 부대장비에 다시금 돈이 선투자 되어야 한다는 사실.
만약 저장할 방법이 없다면, 모든 선별, 포장, 납품은 작업당일 밭에서 끝이 나야 한다.
당근 선별과 포장 시 인부의 작업 숙련도는 매우 중요하다.
숙련여성인부 3명이 하루평균 선별 가능한 당근은 대략 톤백으로 9개, 6-7 톤 정도이다.
그리고 이를 20kg 박스에 포장하는 숙련남성 인부는 하루 평균 150-300박스를 포장한다.
작업량은 당근의 상품비율, 즉 선별할 당근의 사이즈가 일정크기로 고르다면 작업속도도 빠르고 포장박스의 양이 증가하기 마련이다.
밭에서의 포장작업은 의례 바닥에 군데군데 쌓아두면 물류 트럭이 와서 상차까지 해가는데,
창고로 가져와 선별과 포장작업을 하게 되면 보통 인테이너(저온저장고용 오픈 컨테이너?)에 하나하나 20kg 박스를 쌓아 올려야 한다.
이 박스포장 작업도 하루 이틀 정도는 할만하지만, 지독한 노동에의 경험치가 짧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손목과 어깨, 팔꿈치 그리고 허리까지 통증을 겪게 된다.
고된 노동에 어떤 날은 심한 현기증을 겪기도 하고, 노끈을 연신 묶고 당기느라 혹사한 손가락에도 문제가 생긴다.
하루종일 선별 인부들이 이곳저곳에 나누어 담아 놓은 20kg 박스를 나르고 올리고 내리며, 저울질하여 무게를 맞추어 노끈으로 하나하나 묶어야 한다.
게다가 선별하며 별도로 분리해 놓은 파치나 비상품당근 컨테이너가 가득 차면 다시 보관용 톤백에 날라 비워주어야 하며, 포장 박스도 미리미리 조립해 놓아야 한다.
선별인부의 손이 빠른 날은 새참시간이나 점심시간 외에 소변볼 생각도 잊어버릴 만큼 바쁜 게 남자인부의 역할인 것이다.
그렇게 보낸 하루는 여지없이 녹초가 되고, 그렇게 며칠을 반복하면 관절부위마다 파스가 하나 둘 달라붙기도 한다.
시골 가면 돈벌이가 널렸다느니 몸만 부지런하면 먹고사는데 지장 없고 돈도 벌 수 있다며 떠벌이는 이들이 여전히 있던데, 결코 쉽게 믿어서는 아니 될 말이다.
농부라는 직업은 한 해 동안 내내 돈만 쓰다가 수확철에만 돈을 만질 수 있는 직업이다.
하여 그 해 농사를 말아먹은 농부에게는 그 어떤 수입도 손에 쥐어지지 않는다.
만약 본인 농사 외에 투잡을 쓰리잡을 뛰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리고 어찌 저지 수확을 한다 쳐도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은 고사하고 그 간 투자한 경영비조차 매몰비용으로 남기 십상인 것이 지금 농사의 현실이다.
어쩌면 지금의 농사는 거대한 도박판을 연상시킨다.
파종과 수확철이면 농부들은 주머니마다 현금을 두둑이 챙겨놓고, 돈이 될지 말지 밭에서 배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산된 유기농 당근으로 생착즙 한 당근주스 한 잔의 가치는 얼마일까요?
제주 유기농 당근으로 생착즙한 당근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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